PCB(Printed Circuit Board)에서는 IC와 IC를 연결하기 위해 구리 배선인 Trace를 사용한다. 일반적으로 Trace는 전기 신호를 전달하는 단순한 연결선으로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신호가 빠르게 변하거나 배선이 길어지면, Trace의 시작점과 끝점에서 신호의 상태가 서로 달라질 수 있다. 이때는 단순한 연결선이 아니라 Transmission Line(전송선로)으로 분석해야 한다.
그렇다면 PCB Trace를 언제 Transmission Line으로 고려해야 할까? 이를 이해하기 위해 Signal Propagation, Propagation Delay, Rise Time의 개념부터 살펴보자.
1. Signal Propagation
1.1 신호는 어떻게 전달되는가?
PCB Trace에서 전기 신호가 전달되는 현상을 Signal Propagation이라고 한다. 예를 들어, SSD Controller가 NAND Flash에 논리 '1'을 전달하기 위해 출력 전압을 Low에서 High로 변경했다고 가정하자. 이때 NAND Flash의 입력 전압이 즉시 High가 되는 것은 아니다. 전압 변화에 따른 전자기적 교란이 Trace와 Reference Plane을 따라 유한한 속도로 전파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신호가 전달되는 과정에서는 다음과 같은 상황이 발생한다.
- 송신 측(Transmitter): 이미 High로 전환된 상태
- Trace 중간: 전압 변화가 전달되고 있는 상태
- 수신 측(Receiver): 아직 Low 상태
즉, 신호가 전파되는 동안 PCB Trace의 모든 지점이 동일한 전압을 가지는 것은 아니다.

1.2 PCB Trace는 단순한 구리 배선이 아니다
PCB의 신호 전달은 Trace 하나만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실제로는 신호 전류가 흐르는 Trace와 귀환 전류(Return Current)가 흐르는 경로가 함께 존재한다. 일반적인 PCB에서는 GND Plane 등의 Reference Plane이 귀환 경로 역할을 한다.
이러한 구조에서는 Trace 주변에 전기장과 자기장이 형성된다. 또한 Trace의 길이 방향을 따라 저항, 인덕턴스, 커패시턴스 성분이 분포한다. 따라서 신호가 빠르게 변할 때는 이러한 성분을 하나의 회로 요소로 합쳐서 생각하기보다, 배선 전체에 분포된 요소로 고려해야 한다. 이것이 Transmission Line 모델의 기본 개념이다.
2. Propagation Delay
2.1 Propagation Delay란?
Propagation Delay는 신호가 송신 측에서 수신 측까지 전달되는 데 걸리는 시간을 의미한다. PCB에서 신호가 전파되는 속도는 진공에서의 빛의 속도보다 느리며, 주로 Trace 주변 유전체의 특성과 배선 구조에 영향을 받는다.
전파 속도는 다음과 같이 근사할 수 있다.
\[
v_{\mathrm p}=\frac{c}{\sqrt{\varepsilon_{\mathrm{eff}}}}
\]
\[
\begin{aligned}
v_{\mathrm p}&:\ \text{신호 전파 속도}\\
c&:\ \text{진공에서의 빛의 속도}\\
\varepsilon_{\mathrm{eff}}&:\ \text{유효 상대 유전율}
\end{aligned}
\]
여기서 유효 상대 유전율은 전자기장이 실제로 분포하는 주변 매질의 영향을 반영한 값이다. 따라서 PCB의 재질뿐 아니라 Trace의 배치 구조에 따라서도 달라질 수 있다.
전파 속도를 알고 있다면 Propagation Delay는 다음과 같이 계산할 수 있다.
\[
t_{\mathrm{pd}}=\frac{\ell}{v_{\mathrm p}}
\]
\[
\begin{aligned}
t_{\mathrm{pd}}&:\ \text{단방향 전파 지연}\\
\ell&:\ \text{PCB Trace의 길이}\\
v_{\mathrm p}&:\ \text{신호 전파 속도}
\end{aligned}
\]
즉, 동일한 PCB 구조에서는 Trace가 길어질수록 Propagation Delay도 증가한다.
2.2 실제 PCB에서 전파 지연은 얼마나 발생할까?
예를 들어, PCB Trace의 유효 상대 유전율을 \(\varepsilon_{\mathrm{eff}}=4\)로 가정하자.
진공에서의 빛의 속도를 약 \(300\,\mathrm{mm/ns}\)로 놓으면 전파 속도는 다음과 같다.
\[
\begin{aligned}
v_{\mathrm p}
&=\frac{300\,\mathrm{mm/ns}}{\sqrt{4}}\\
&=150\,\mathrm{mm/ns}
\end{aligned}
\]
따라서 신호가 \(150\,\mathrm{mm}\)를 이동하는 데 약 \(1\,\mathrm{ns}\)가 걸린다.
Trace의 길이가 \(100\,\mathrm{mm}\)라면 전파 지연은 다음과 같다.
\[
\begin{aligned}
t_{\mathrm{pd}}
&=\frac{100\,\mathrm{mm}}{150\,\mathrm{mm/ns}}\\
&\approx0.667\,\mathrm{ns}
\end{aligned}
\]
반면 길이가 \(10\,\mathrm{mm}\)라면 다음과 같다.
\[
\begin{aligned}
t_{\mathrm{pd}}
&=\frac{10\,\mathrm{mm}}{150\,\mathrm{mm/ns}}\\
&\approx0.067\,\mathrm{ns}
\end{aligned}
\]
두 경우를 비교하면 다음과 같다.
| Trace 길이 | Propagation Delay |
| \(10\mathrm{mm}\) | 약 \(67\mathrm{ps}\) |
| \(100\mathrm{mm}\) | 약 \(667\mathrm{ps}\) |
이 값들은 특정 유효 유전율을 가정한 계산 예시이며, 실제 전파 지연은 PCB Stackup과 배선 구조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여기까지 보면 Trace가 길수록 신호 전달에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하지만 Propagation Delay만으로 Transmission Line을 판단할 수는 없다. 신호가 얼마나 빠르게 변하는지도 함께 알아야 한다.
3. Rise Time
3.1 Rise Time이란?
디지털 신호는 Low에서 High로 전환될 때 전압이 순간적으로 변하지 않는다. 실제로는 일정한 시간을 거쳐 전압이 상승한다.
이때 신호가 상승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Rise Time이라고 한다.
일반적으로 Rise Time은 신호 전압이 최종 진폭의 (10%)에서 (90%)까지 상승하는 시간으로 정의한다.

이를 수식으로 표현하면 다음과 같다.
\[
t_{\mathrm r}=t_{90}-t_{10}
\qquad
\begin{array}{l}
t_{\mathrm r}:\ \text{Rise Time}\\[6pt]
t_{10}:\ \text{10% 도달 시각}\\[6pt]
t_{90}:\ \text{90% 도달 시각}
\end{array}
\]
예를 들어, Low 전압이 \(0\,\mathrm{V}\)이고 High 전압이 \(3.3\,\mathrm{V}\)인 경우를 생각해 보자.
\[
\begin{aligned}
V_{10}&=3.3\,\mathrm{V}\times0.1=0.33\,\mathrm{V}\\
V_{90}&=3.3\,\mathrm{V}\times0.9=2.97\,\mathrm{V}
\end{aligned}
\]
따라서 전압이 \(0.33\,\mathrm{V}\)에서 \(2.97\,\mathrm{V}\)까지 상승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Rise Time이다.
전압이 반대로 High에서 Low로 감소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Fall Time이라고 하며, 일반적으로 \(90\%\)에서 \(10\%\)까지의 전환 시간을 측정한다.
3.2 Clock Frequency보다 Rise Time이 중요한 이유
PCB 신호를 분석할 때 Clock Frequency만 확인해서는 안 된다. Clock Frequency는 신호가 얼마나 자주 반복되는지를 나타내지만, Rise Time은 각각의 전압 전환이 얼마나 빠르게 이루어지는지를 나타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두 신호의 Clock Frequency가 동일하더라도 다음과 같은 차이가 있을 수 있다.
- 신호 A: \(t_{\mathrm r}=5\,\mathrm{ns}\)
- 신호 B: \(t_{\mathrm r}=0.1\,\mathrm{ns}\)
신호 B는 신호 A보다 훨씬 짧은 시간에 전압이 변한다. 따라서 더 높은 주파수 성분을 포함하며, 동일한 Trace에서도 전송선로 특성에 더욱 민감해질 수 있다.
즉, 디지털 신호를 분석할 때는 Clock Frequency와 함께 Rise Time, Fall Time을 확인해야 한다.
4. 언제 Transmission Line으로 고려해야 하는가?
이제 Propagation Delay와 Rise Time을 비교해 보자. 앞서 살펴본 두 개념은 서로 다른 시간을 나타낸다.
- Propagation Delay: 신호가 Trace를 따라 이동하는 데 걸리는 시간
- Rise Time: 신호 전압이 Low에서 High로 변화하는 데 걸리는 시간
Trace의 전파 지연이 Rise Time에 비해 매우 짧다면, 전압 변화가 진행되는 동안 신호는 배선 전체에 빠르게 전달된다. 반대로 전파 지연이 Rise Time에 비해 커지면, 송신 측에서 신호 전환이 진행되는 동안 수신 측에서는 아직 그 변화를 받지 못할 수 있다. 따라서 배선 내 위치에 따른 전압과 전류의 차이를 고려해야 한다.
4.1 Transmission Line 판단 기준
전송선로 효과를 검토하기 위한 경험적 기준 중 하나는 다음과 같다.
\[
\boxed{
t_{\mathrm{pd}}\geq\frac{t_{\mathrm e}}{6}
}
\]
\[
t_{\mathrm e}=\min(t_{\mathrm r},t_{\mathrm f})
\]
\[
\begin{aligned}
t_{\mathrm{pd}}&:\ \text{단방향 전파 지연}\\
t_{\mathrm e}&:\ \text{상승 및 하강 시간 중 짧은 값}\\
t_{\mathrm r}&:\ \text{Rise Time}\\
t_{\mathrm f}&:\ \text{Fall Time}
\end{aligned}
\]
이는 STMicroelectronics의 AN4803에서도 제시하는 판단 기준이다.
이 기준을 Trace 길이로 표현하면 다음과 같다.
\[
\boxed{
\ell_{\mathrm{crit}}=\frac{v_{\mathrm p}t_{\mathrm e}}{6}
}
\]
\[
\begin{aligned}
\ell_{\mathrm{crit}}&:\ \text{전송선로 검토 기준 길이}\\
v_{\mathrm p}&:\ \text{신호 전파 속도}\\
t_{\mathrm e}&:\ \text{더 빠른 신호 전환 시간}
\end{aligned}
\]
이 식을 통해 신호의 전환이 빠를수록 Transmission Line으로 분석해야 하는 Trace의 기준 길이가 짧아진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다만, \(1/6\)은 모든 PCB에서 적용되는 절대적인 경계가 아니다. 다른 기술자료에서는 분석 목적과 허용하는 신호 왜곡 수준에 따라 \(1/3\) 또는 \(1/2\) 등의 기준을 제시하기도 한다.
따라서 이 값은 전송선로 효과를 검토하기 위한 초기 판단 기준으로 이해하는 것이 적절하다. 이 기준을 넘었다고 해서 반드시 신호 오류가 발생하거나 종단 저항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4.2 실제 계산 예시
전파 속도가 \(150\,\mathrm{mm/ns}\)이고, Rise Time과 Fall Time 중 더 짧은 값이 \(1\,\mathrm{ns}\)라고 가정하자.
이때 기준 길이는 다음과 같다.
\[
\begin{aligned}
\ell_{\mathrm{crit}}
&=\frac{150\,\mathrm{mm/ns}\times1\,\mathrm{ns}}{6}\\
&=25\,\mathrm{mm}
\end{aligned}
\]
즉, 이 조건에서는 길이가 약 \(25\,\mathrm{mm}\) 이상인 Trace부터 전송선로 효과를 검토하는 것이 좋다.
만약 Edge가 더욱 빨라져 \(t_{\mathrm e}=0.1\,\mathrm{ns}\)라면 어떻게 될까?
\[
\begin{aligned}
\ell_{\mathrm{crit}}
&=\frac{150\,\mathrm{mm/ns}\times0.1\,\mathrm{ns}}{6}\\
&=2.5\,\mathrm{mm}
\end{aligned}
\]
계산 결과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신호 전환 시간 | 기준 길이 |
| \(1\mathrm{ns}\) | \(25\mathrm{mm}\) |
| \(0.1\mathrm{ns}\) | \(2.5\mathrm{mm}\) |
동일한 PCB라도 Edge가 빨라지면 훨씬 짧은 Trace에서 전송선로 효과를 고려해야 한다. 이것이 높은 Clock Frequency뿐 아니라 빠른 Rise Time을 가진 디지털 신호에서도 Signal Integrity 분석이 중요한 이유다.
5. Transmission Line으로 고려하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
PCB Trace에서 전송선로 효과가 중요해지는 이유 중 하나는 Signal Reflection(신호 반사) 때문이다. 신호가 Trace를 따라 이동하다가 특성 임피던스가 달라지는 지점이나 수신단에 도달하면, 해당 지점의 임피던스 조건에 따라 신호 일부가 반사될 수 있다. 반사된 신호는 다시 송신 측으로 이동하며, 원래 신호와 겹쳐 전압 파형을 변화시킬 수 있다.
예를 들어, 특성 임피던스가 \(50\,\Omega\)인 Trace가 \(75\,\Omega\)인 구간으로 연결되면, 임피던스가 달라지는 경계에서 신호 일부가 반사될 수 있다. 이러한 임피던스 변화는 Trace 폭이나 Reference Plane과의 거리 등이 달라질 때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은 신호의 품질을 저하시킬 수 있다.
- Overshoot: 신호 전압이 목표 High 전압보다 높아지는 현상
- Undershoot: 신호 전압이 목표 Low 전압보다 낮아지는 현상
- Ringing: 신호 전환 후 전압이 진동하는 현상
- Timing Error: 신호가 수신 측의 전압 판정 기준을 통과하는 시점이 달라져 타이밍 오류가 발생할 수 있는 현상
특히 신호 반사로 인한 변화는 Trace의 왕복 전파 시간과 관련이 있다.
\[
t_{\mathrm{round}}=2t_{\mathrm{pd}}
\qquad
\begin{array}{l}
t_{\mathrm{round}}:\ \text{왕복 전파 시간}\\[6pt]
t_{\mathrm{pd}}:\ \text{단방향 전파 지연}
\end{array}
\]
따라서 Trace가 길어질수록 반사 신호가 송신 측으로 돌아오는 시간도 증가한다.
이러한 반사 성분이 신호의 전환 구간이나 다음 신호의 판정 시점에 영향을 미치면 데이터 오류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모든 Ringing이 전송선로 반사로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기생 인덕턴스와 커패시턴스에 의한 공진, 측정 환경 등도 파형 왜곡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이를 방지하거나 줄이기 위해 PCB 설계에서는 특성 임피던스(Characteristic Impedance), 임피던스 정합(Impedance Matching), 종단(Termination) 등의 개념을 고려한다.
6. 정리
PCB Trace를 Transmission Line으로 고려해야 하는지는 단순히 배선의 길이나 Clock Frequency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디지털 신호에서는 Rise Time 및 Fall Time과 Trace의 Propagation Delay를 함께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전송선로 효과를 검토하기 위한 초기 절차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송신 IC의 Rise Time과 Fall Time을 확인한다.
- PCB의 Stackup과 유효 상대 유전율을 바탕으로 전파 속도를 추정한다.
- Trace 길이를 이용해 Propagation Delay를 계산한다.
- 전파 지연과 신호 전환 시간을 비교하여 Transmission Line 모델이 필요한지 판단한다.
- 필요한 경우 임피던스 불일치, 반사, 파형 왜곡과 수신 타이밍을 추가로 분석한다.
핵심은 PCB Trace가 어느 순간 물리적으로 Transmission Line으로 바뀌는 것이 아니라, 신호의 변화 속도와 배선의 전파 지연에 따라 전송선로 특성을 무시할 수 있는지 여부가 달라진다는 점이다.
따라서 빠른 디지털 신호를 다룰 때는 단순한 전기적 연결을 넘어, 신호가 PCB 위에서 어떻게 전파되는지 이해해야 한다.
참고자료
- STMicroelectronics — AN4803, High-speed SI simulations using IBIS and board-level simulations using HyperLynx SI. Transmission Line 모델, Propagation Delay, \(1/6\) 기준.
https://www.st.com/content/st_com/en/technical-documents/an4803-highspeed-si-simulations-using-ibis-and-boardlevel-simulations-using-hyperlynx-si-on-stm32-mcus-and-mpus-stmicroelectronics.html - Tektronix — 오실로스코프 사용 방법. Rise Time과 Fall Time의 정의.
https://www.tek.com/ko/documents/primer/setting-and-using-oscilloscope - SiTime — AN10002, Termination Recommendations for Single-ended Oscillator Driving Single or Multiple Loads. 전송선로의 기준 길이와 신호 반사.
https://www.sitime.com/support/resource-library/application-notes/an10002-termination-recommendations-single-ended - Altium — Mastering EMI Control in PCB Design: How Signals Propagate in a PCB. Signal Propagation과 Reference Plane의 역할.
https://resources.altium.com/p/how-signals-propagate-in-a-pcb - Altium — Why is There a Transmission Line Critical Length? 다양한 기준 길이와 적용상의 주의점.
https://resources.altium.com/p/why-there-transmission-line-critical-leng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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